아래 글은 <아이폰 실용 생활백서>에 실린 저자의 프롤로그 전문입니다. 아이폰 사용법에 대한 책을 쓰게 된 계기와 주요 내용이 솔직하게 담겨 있습니다.
PROLOGUE
아이폰iPhone, 드디어 사셨는가? 축하드린다.
아이폰을 ‘마이폰’으로 만든 순간, 이제 당신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셨다. 아무리 국민 여동생이 방긋 웃음을 던져도, 섹시한 모델이 온 몸을 더듬어 줘도, 아이돌께서 현란한 색깔로 유혹해도, 이제부터 다른 휴대폰은 거들떠보지 않으시게 될 테다. 세상에 이토록 편리한 것이 있었음을 온몸으로 감탄하실 테니.
“What a Wonderful World!”
이 책은 아이폰으로 누릴 수 있는 편리와 기쁨을 나누기 위함이다. 외국에 머문 덕에 2년 가까이 아이폰을 쓸 기회를 가졌다. 지금, 필자에게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물건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망설일 것 없이 “마이폰, 아이폰!”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앞서 필자 프로필을 봤다면 아시겠지만 나름 평범한 직딩이다. 알쏭달쏭한 전문용어 남용하는 IT 전문가나, 먼저 좀 써 봤다고 말꼬리에 힘깨나 주는 ‘얼리어답터’ 역시 아니다. 단지, 아이폰을 쓰게 된 덕에 일상이 편리하고 즐거운 한 사람일뿐이다. 대학 때 디자인을 전공해서 지금도 관련된 일을 하지만 ‘애플 마니아’와는 거리가 멀다. 아이폰 이전의 휴대폰은 그냥 전화기였고, “응” “네” “아니” 같은 단문 문자마저 귀찮아했다. 그러나 아이폰을 쓰면서 직장인으로서, 가족을 건사하는 가장으로서,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많은 편리와 기쁨을 얻었다.
2009년 여름, 한국에서도 아이폰이 공식 발매될 것이란 소식을 들었다. “드디어 한국에도 올 것이 오는구나.” 그때부터 블로그에 아이폰 및 아이팟iPod 사용법을 올리기 시작했다. 참으로 많은 분들이 여러 가지 궁금증을 물어 오셨다.
책까지 내리라고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않았다. 사실 IT 전문가도 아니라 무슨 전문성을 내세울 수도 없다. 미국에서 출간된 몇 권의 매뉴얼북도 발 빠르게 한국에서 출간됐고 말이다.
그런데! 한국적 상황은 좀 특별하지 않은가 싶었다. 스마트폰이 한국에 본격 도입되긴 했지만, 각자 경험과 환경이 외국과는 너무 다르다. 스마트폰의 기본적인 개념부터 제대로 잡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냥 ‘인터넷도 되는 휴대폰’ 정도로만 이해해서는 아이폰을 제대로 쓰기 힘들다. 그런 것이라면 최신 휴대폰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래서 한국 사용자와 개인적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쓰게 됐다. 아이폰 초심자 시절의 막막함을 추억하면서.
아마도 책 페이지 분량을 보고 기겁할 분도 계실 테다.
“아이폰 하나 쓰는데 400쪽이 넘는 내용을 봐야 한다고? 먹고 살기도 바쁜데, 이걸 공부까지 하면서 써야 되나?”
맞는 말씀이다. 그럴 필요 전혀 없다. 사실 아이폰 자체를 쓰는 데는 따로 매뉴얼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간단하다. 아이폰을 사서 상자를 개봉했는데, “어라! 설명서가 없네!” 당황한 분도 계셨을 것이다. 왜냐, 그냥 본능에 따라 눌러 보면 원하는 대로 움직여 주니 굳이 두툼한 설명서가 필요 없다는 것이다. 세 살배기도 곁눈질로 보더니 기본 사용법은 바로 따라 하더라.
그런데 이렇게 책까지 봐야하나, 의아하실 것이다. 전화, 문자, 인터넷 접속해서 신기하게 보기 등 아이폰의 간단한 기능만 호기심을 발동하는 ‘장난감’ 정도로 쓸 거라면 굳이 이런 책까지 보실 것 없다. 단지 아이폰의 기능만 알고 싶다면, 이 책의 절반도 필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아이폰 자체가 아니다. 아이폰이 여러분께 제안하는 가능성이다. 아이폰이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좀 과장하면, 원하는 것은 모두 할 수 있게 해 주는 기특한 물건이다. “컴퓨터 부럽지 않다”는 수준이 아니라 “컴퓨터가 못하는 것도 한다”는 정도다. 우물 안에 갇혀 바다 건너 세상 돌아가는 물정 몰랐던 분들에게는 신천지가 열린 듯한 놀라움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폰에 대한 ‘탐구’이자, 새로운 ‘생활’에 대한 제안이다.
아이폰도 그렇고 컴퓨터 프로그램 같은 사용설명서를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늘 불만이었다. 대개 메뉴 중심의 설명인 탓이다. 메뉴를 하나하나 밑줄 치며 공부는 했는데, 막상 하라고 하면 막막하지 않던가. 아이폰이 사용자 중심의 사용환경으로 유명하듯, 이 책도 그런 취지에 맞추고자 여러모로 애썼다.
그래서 책의 구성은 메뉴 순이 아니라, 활용도 및 난이도를 중심으로 짰다. 어느 한 메뉴의 내용이라도 초급, 중급, 고급 사용자에게 필요한 것이 다른 법이다. 그래서 중간부터 찾아보시는 분은 한 기능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것이 되레 불만일지 모르겠다.
책 내용은 아이폰의 모든 것을 다 섭렵하려고 했다. 처음 사서 상자를 개봉하는 것에서 시작해, ‘탈옥’이라고 말하는 고급 기술까지 빠뜨리지 않았다. 설명은 ‘한번 따라하고 끝내기’ 콘셉트다. 책꽂이에 꽂아두고 두고두고 펼쳐 보실 책은 아니다. 쭉 책장을 넘기면서, 그때그때 필요한 대로 한번씩 따라해 보는 것으로 족하겠다
1부 ‘몸풀기편’은 그야말로 워밍업이다. 스마트폰은 ‘휴대폰’과 뭐가 다른 것인지 개념부터 잡았으면 하는 취지다. 당장 아이폰 쓰는 게 급하시면 패스하셔도 된다.
2부 ‘기초편’은 말 그대로 기본적인 사용법이다. 써 보면 다 아는 내용일 수 있지만, 왕초보를 위해서 과잉 친절이라 할 정도로 시시콜콜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이폰의 기본 원리를 이해시키고자 했다. 며칠 아이폰 만져 보고 다 안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한번 정독하시면 좋을 테다. 아이폰 곳곳에 감탄스런 기능들이 많다.
3부 ‘중급편’은 초보 딱지를 떼면 이 정도는 알고 써야지 않겠냐는 취지의 내용이다. 최소한 3G와 와이파이Wi-Fi는 구분해야 통신비가 가벼울 테고, 앱스토어App Store라는 데에 들어가 좋은 프로그램도 다운로드해서 써 봐야 할 것이다. 사무실이 아니어도 언제든지 업무를 볼 수 있게 해 주는 아이폰의 능력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분실, 파손, 포맷 등 위급 시 대처법도 빠뜨리지 않았다.
4부 ‘활용법’은 아이폰을 스마트하게 사용하는 방법, 즉 해당 방면에서 유명짜한 대표적인 프로그램들과 활용법을 소개하는 부분이다. 단지 프로그램 소개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실생활에서 응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개중에는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 서비스도 많다. 업무나 일상생활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알면 돈 되는 서비스도 많다. 그 혜택을 누리는 것은 영어 능력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필자의 경험이다.
5부 ‘번외편’은 ‘해킹’이라고 잘못 표현되는 아이폰 ‘탈옥’에 대해서 설명한다. 자기 소유의 폰을 마음대로 고쳐 쓰겠다는 게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책에서 공개적으로 그 방법을 친절하게 소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듯해서 그 부분만 뺐다. 다만, 이와 관련해서 잘못된 정보들은 간단히 검색해도 그새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도 많아서 걱정스럽다. ‘탈옥’은 개인의 선택사항이란 전제 하에, 기본 개념을 정리하고, 탈옥의 장점과 단점을 치우침 없이 소개했다.
에필로그는 본의 아니게 ‘외제품’ 광고에 앞장선 꼴이 된 필자가 국내 업계를 보면서 답답한 마음 참지 못하고, 장삼이사 소비자로서 보내는 어줍잖은 우국충정이다.
한국에 아이폰이 소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몇몇 정보는 현재 진행형이라 바뀔 수 있다는 점, 미리 말씀드린다.
이 책을 위해 따로 블로그도 만들었다. 그곳에 업데이트가 필요한 정보, 공개적으로 말하기 힘든 정보, 그리고 함께 나누면 좋을 정보들을 짬짬이 올릴 것이다. 더불어 독자 여러분의 의문, 비판, 제안도 환영이다. 아이폰이 그러하듯, 이 책도 독자들과 ‘동기화’하면서 업그레이드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자, 이제부터 쇼타임이다.
돌아올 수 없는 휴대폰의 강을 건너신 것,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면서, 모두들 이 책을 통해 아이폰을 생활의 동반자로 만드시길 빈다.
2010년 벽두에
필자 올림
필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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